2025-07-08 이 밤중에 어쩐 일이십니까, 스승님? 시간의 신은 말없이 셋째 제자의 탁자에 가지고 온 물건들을  나씩 내려놓았습니다. 잠든 그림자와, 잊어버린 기억이 담긴 병, 그리고 동그란 눈물을. 스승의 의중을 어렴풋이 짐작한 셋째가 물었습니다. "제가 어떻게 하면 이것으로 그들을 도울 수 있습니까? 신은 대답 대신, 곤히 잠든 채 축 처제있는 그림자를 손가락으로 집어 기억이 담긴 병 안에 쏙 집어넣었습니다. 그림자가 병 속에서 우왕좌왕하며 감은 눈을 뜨려고 애를 쓰자, 이번에는 눈물을 병 속에 떨어뜨렸습니다. 그러자 신기한 일이 벌어졌습니다. 눈물아 그림자의 눈이 되어 맺히더니, 그림자가 반짝 눈을 뜨고 병안의 기억 속에서 살아 후 직이기 시작한 것입니다. 시간의 신은 그림자와 기억이 담긴 병을 셋째에게 건네면서 말했습니다. "사람들이 잠들어 있는 동안 그들의 그림자가 대신 깨어 있도록 해주어라." 지혜로운 셋째였지만, 스승의 말을 잘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. '사람들이 자고 있을 때도 생각하고 느끼게 하라는 말씀입니까? 어떻게 이것이 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까? ⭐️그림자가 밤새 대신 경험한 모든 것들에 대한 기억은 둘째처럼 연약한 이들의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어줄 것이다. 그리고 첫째처럼 경솔한 이들이 잊지 말았어야 할 것들은 이튿난 아침이면 다시 떠올릴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. 이야기를 마친 시간의 신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비로서 끝나감을 느꼈습니다. 옅어 가는 그의 스승을 바라보며 셋째가 다급하게 외쳤습니다. 가르침을 더 주십시오, 스승님. 이 모든 것은 사람들이 어떻게 이해하도록 가르쳐야 합니까? 저는 이것을 무어라고 불러야 할지조차 모르겠습니다. 시간의 신이 미소 지으며 대답했습니다. 그들을 이해할 필요는 없다. 잘 모르는 편이 오히려 낫다. 그들 스스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. 이름이라도 붙여주십시오. 기적이라고 불러야 합니까? 아니면 허상입니까? 셋째는 간절하게 가르침을 구했습니다. 꿈이라고 부르거라. 그들은 이제 너로 하여금 매일 밤 꿈을 꾸게 될 것이다. 마침내 시간의 신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. 이 세상에 믿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얼마나 많던가. 세상에 없다가도 태어나고, 조금 전까지 존재하다가도 죽음을 맞는 삶의 흐름을 결국은 받아들이게..